질문

유럽의 덴마크라는 나라는 자기나라 돈 크로네의 가치를 유로화의 가치와 항상 동일하게 맞추는 페그제를 하고 있다는데, 이번에 덴마크 제약회사(노보노디스크) 한 곳이 해외에서 돈을 엄청나게 잘 벌어들이면서, 덴마크로 외화가 쏟아져 들어오는 바람에, 덴마크 돈의 가치가계속 상승 압력을 받고 있고, 힘들어지고 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덴마크가 억지로 유지하고 있는 이 페그제를 혹시 폐지할 가능성은 없습니까?

 

덴마크 크로네

답변

유럽에서는 스위스와 덴마크가 자기나라 돈이 항상 유로화와 동일한 환율을 유지하도록, 언제 환전하러 가도 똑같은 환율에 환전할 수 있도록 하는 페그제를 하고 있었는데, 스위스는 8년쯤 전에 이걸 포기했고요, 이제 덴마크만 남았습니다.

 

이렇게 굳이 자기 나라 돈 가치를 이웃의 큰 나라 돈과 같이 움직이도록 묶어놓은 나라들은, 주로 이웃의 그 큰 나라에 경제를 의존하는 작은 나라들인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렇게 해야 이웃의 큰 나라들이 그 작은 나라에서 경제활동하기가 편해지기 때문입니다. 환율이 자꾸 바뀌면, 그 작은 나라에 투자를 해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고민이 되거든요. 마치 미국 옆에 있는 작은 나라는 그 나라 간판이나 안내문을 자기나라 말 말고 영어로도 써놓는데, 그 이유는 미국인들이 와서 지내기 좀 편해야 미국인들이 관광이든 출장이든 자주 오잖아요. 그거하고 비슷합니다.

 

그런데 요즘은 덴마크의 비만약이 세계적으로 잘 팔리다 보니까, 덴마크로 다른 나라 돈 유로화가 자꾸 쏟아져 들어와서 덴마크 돈 가치가 상승 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고요 우리도 물이 넘치면 휴지로 그 물을 흡수하듯이, 덴마크도 요즘 쏟아져 들어오는 유로화를 덴마크 정부가 계속 사들여서 쟁여두고 있고, 덴마크 국민들도 유로화를 계속 사고 있습니다. 왜냐면, 요즘 유로화 기준금리는 4.25%인데 덴마크는 기준금리가 1.25%거든요. 금리가 낮으니까 덴마크로 돈 싸들고 들어오지 말라는 뜻인데 덴마크 국민들 입장에서는 같은 가치의 유로화를 사서 유로화로 저금하면 가치는 바뀌지 않는데 덴마크보다 이자를 많이 받으니까 유로화를 계속 사겠죠.

 

아무튼 이렇게 해서 간신히 균형을 이루고 덴마크 환율을 안정시키고는 있는데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덴마크로 외화가 쏟아져 들어오면 이렇게 계속 묶어놓을 수는 없습니다. 환율을 계속 묶어놓으려면 덴마크 이자는 낮고 유로화 이자는 항상 높아야 되는데 그럼 말씀드린 대로 덴마크 국민들은 자꾸 덴마크에 적응 안 하고 밖으로 빠져나갈 거거든요. 그리고 덴마크 정부가 유로화를 사서 흡수하는 것도 결국은 덴마크 돈을 찍어서 사들여야 되는데 그럼 그 돈이 시중에 풀려나가서 물가나 집값이 계속 올라가니까 그것도 올해는 못할 일이고요. 또 그런 기미가 보이면 환투기 세력들까지 붙어서 어디 덴마크 너희들 어디까지 버티나 보자 하면서 공격을 할 거고 이러면 힘들어지니까 결국은 페그제를 포기하게 될 겁니다.

 

관건은 이번 사태의 원인이 된 덴마크의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약이 얼마나 계속 지속적으로 잘 팔릴 거냐에 달려 있다고 보겠습니다. 몇 년씩 계속 이러면 덴마크도 페그제를 포기하는 걸 심각하게 고민해야 될 거고 좀 이러다 말면 버틸 수 있겠죠.

 

출처 : 이진우의 손에 잡히는 경제_23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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