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저금리 시대일 때는 여러 주식 중에서 당장은 돈을 못 벌어도 나중에 큰 돈 벌 수 있을 것 같은 이른바 꿈을 먹는 주식들 기술주, 성장주들이 주가가 더 잘 오른다고 설명하던데, 금리가 낮은 것과 성장주들이 주가 잘 오르는 것과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나요?
친구가 “돈 천만원 좀 빌려 줘 하면서 10년 후에는 이천만원으로 갚아줄게” 이런 제안을 했다고 가정했을 때 빌려주는 게 좋을까요?
판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요즘 이자율이 얼마냐에 따라서 결론이 달라질 겁니다.
- 시중 이자율이 연 10% 쯤 하면 천만원 맡겨도 1년에 백만원씩 이자 나오니까 십 년 후에는 은행에만 맡겨도 이천만원이 나오는데 친구가 이천만원으로 갚을게 하면 별로 매력적인 제안이 아니니 안 빌려주는 게 나을 겁니다.
- 요즘처럼 시중 이자율이 1% 밖에 안 된다고 가정하면 천만원 은행에 넣어놔도 10년 후에는 천이백만원이 될까 말까인데 이천만원으로 갚는다고 하니까 이번에는 그 제안이 매력적일 것입니다.
주식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이오, 인터넷 등 꿈을 먹는 기술주, 성장주들은 지금은 돈을 못 벌지만 10년, 20년 후에는 돈 많이 주겠다는 친구하고 비슷합니다. - 그런데 시중 이자율이 높으면 불안하게 바이오에 투자할 필요가 없겠죠. 그 회사 20년 후에나 돈을 벌텐데 20년 동안 이자 받는 게 낫지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 그런데 반대로 시중 이자율이 낮은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면 어차피 은행에 넣어둬도 돈이 안 불어나니까 20년 후에 큰 돈 벌어오겠다는 꿈을 먹는 회사에 투자하자는 판단을 많은 사람들이 하게 되는 겁니다.
월급 많이 받는 회사원이 회사 그만 두고 산삼 캐러 다니겠다고 하면 다들 말리는데, 집에서 노는 분이 산삼 캐겠다고 하면 주변에서는 그거라도 해보세요 하고 좋아하는 것과 같습니다.
똑같은 성장주, 기술주라도 이자율이 아주 높은 시기에는 높은 이자를 포기하고 투자해야 하니까 기회비용이 큰데, 이자율이 낮은 시기에는 어차피 다른 대안이 없으니까 미래에 돈 많이 벌겠다는 곳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겠다는 계산이 나오는 겁니다.
200909손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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