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는 듣다 보니까 “다음 달에는 서울에 아파트 공급물량이 별로 없다” 이런 뉴스가 나오던데 공급물량이 없다는 게 분양하는 아파트가 없다는 겁니까 아니면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없다는 겁니까? 아파트 공급물량이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무슨 통계로 얘기하는 건가요?
아파트 공급물량이라는 표현은 어떤 때는 분양하는 물량을 의미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당장 입주하는 물량을 뜻하기도 합니다. 또 때로는 인허가 받은 물량을 다 더해서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아파트 공급물량이라는 단어의 의미는 그때그때 다릅니다. 왜 통일된 기준이 없냐면 이 용어를 사실은 사용하는 사람의 의도가 매번 다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예를들어 당장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는 적은데 새로 분양해서 삼 년 쯤 후에 입주하게 될 아파트를 많다, 그러니까 분양하는 아파트는 많은데 다 완공되서 입주하는 아파트는 적다고 가정해보면, 그럴 때 ‘아파트 공급물량이 적습니다 그러니까 집값 오를 거에요’ 이렇게 주장하고 싶은 쪽은 ‘당장 올해 입주하는 아파트가 적으니까 공급물량이 적습니다’ 이렇게 표현합니다. 또 반대로 ‘공급이 충분합니다’라고 주장 하고 싶은 쪽은 올해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많으니까 이제 그 숫자 갖고와서 공급물량 많다고 주장합니다.
서로 자기가 주장하는 것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입맛에 맞게 골라 사용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헷갈리게 됩니다. 이렇게 통계가 혼란스러운 건 입주 하는거나 아니면 분양 하는거나 둘 다 공급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그렇기도 합니다.
분양한다는 건 집주인 될 사람을 미리 3년 전에 정해 주는 것이니까 분양 받으면 당장 내가 집이 생긴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난 이제부터 집이 있다고 생각하고 마음도 편하기도 하고 유주택자가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분양만 하는 것도 사실은 공급물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전세 시장에서는 실제로 들어가서 살아야 되는 집이 당장 공급되어야 공급이니까 그 때는 입주물량이라는 통계를 봐야 됩니다.
그래서 전세시장 공급 이야기 할 때는 입주물량을 공급물량이라고 하고, 집 사고 파는 매매시장에서 공급물량 얘기할 때는 인허가 물량이라든가 분양물량을 같이 섞어서 이야기 합니다.
손경제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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